1988년 창립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역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한 변론의 역사라고 할만큼 국가보안법 위반 양심수에 대한 변론이 활동의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이는 국가보안법이 우리 사회의 민주화, 인권의 발전, 그리고 통일논의를 가로막는 핵심적인 장애물로 작용해왔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1980년대 이후 국가보안법에 대한 논란이 커진 이후 이에 대한 연구논문, 시론, 각종 보고서들이 학자들이나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발표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 국가보안법을 체계적으로 분석·연구하고, 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 국가보안법이 폐지된 후세에도 이러한 국가보안법이 어떻게 기능하였는지를 체계적으로 알려줄 수 있을 만한 자료의 축적이 없었습니다.

이에 국가보안법 변론 과정에서 자료의 수집과 접근이 용이한 민변이 나서서 국가보안법과 관련된 자료를 하나로 모아나가는 일을 하자는 의견이 있었고, 그 뜻을 모아서 자료의 수집과 분류에 나선 지 2년여만에 이를 공개하는 자그마한 성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 자료실은 국가보안법 재판자료를 비롯하여 국가보안법과 관련된 논문, 단행본, 기사, 칼럼, 자료집 등을 총망라하여 수록하고 있습니다. 당초에는 ‘한국현대사의 정리’라는 취지 하에 <국가보안법 박물관>으로 기획하여 국가보안법 제정 이래의 각종 문서 자료와 가능하면 문서 이외의 관련 사료까지를 망라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제한으로 우선 국가보안법에 대한 저항이 본격화된 80년대 이후의 문서자료를 중심으로 자료를 수집, <국가보안법 자료실>로 시작하였습니다. 현재까지 집중적으로 수집·정리한 자료는 각 사건별로 민변 회원들이 소장하고 있는 재판자료 일체-공소장, 판결문, 증인신문사항, 변론요지서, 각종 감정서 등-입니다. 또한 2년 이상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본 자료실이 국가보안법에 관한 모든 자료를 소장하고 있지 못함을 아쉽게 생각하며, 이후에도 계속 자료의 보완, 보충 노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민변 국가보안법 자료실이 국가보안법을 연구하고 폐지를 위한 노력을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한국 현대사의 정리라는 취지 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국가보안법 자료실>이, 나아가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는 그 날, <국가보안법 박물관>이 될 수 있도록, 그 「박물관」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모습을 갖출 수 있기를 바라며, 귀중한 자료를 소장하고 계신 분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국가보안법폐지 원년 2001년 12월 10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