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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및 반민주악법 관련자 피해자 선언문
현재 우리는 참으로 부끄럽고 추악하기 그지 없는 암담한 조국의 현실을 맞고 있다. 권력을 찬탈하기 위해 남도 광주의 무고한 민중을 학살하고 군사정권을 세운 전두환을 위시한 소위 80년 당시 신군부세력들이 5.18특별법 제정으로 인해 단죄를 받기 위해 법정을 서게 되었으며 한 국가의 대통령이라는 자는 이땅의 민중들에게는 고통을 강요하면서 재임기간 동안 무려 5,000억이라는 천문학적 비자금을 조성하다 급기야 감옥으로 끌려갔다. 결국 그 동안 이 사회가 얼마나 부정부패가 심한지를 알 수 있다. 이것을 한마디로 쿠테타를 통해 집권한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이라는 자들이 민족과 국민의 안위보다는 자신들의 사욕을 채위기 위해 민중을 학살하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저지른 만행의 결과라 생각한다.
올해 95년은 일제로부터 해방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자 지난 48년 12월 1일에 제정된 국가보안법 제정 47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47년전 제정 당시 야당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으며 제정된 국가보안법은 제정 이후 오늘날까지 수많은 민족민주인사들을 탄압하여 왔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그리고 현 김영삼 정권에 이르기까지 국가보안법은 무소불위의 법제로서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를 무차별로 짓밟았으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조국을 사랑하고 민중을 사랑한 이들에게는 국가보안법의 칼날이 가차없이 내리쳐졌다. 전가의 보도로서 탄압의 수단으로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 국가보안법은 현재에도 정부에 반대하고 비판한다는 이유만으로 양심적인 민주인사들에게 탄압을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신의 정치적인 양심과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이들을 국가보안법이라는 올가미로 무차별로 옥죄는 것은 과연 국가보안법의 존재에 대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확연히 보여주는 것이라 본다.
세계적인 인권감시기구인 국제사면위원회는 한국사회의 국가보안법은 국가안보를 위한 법이라기 보다는 반대자와 비판자들을 탄압하기 위한 법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현 세계는 80년대 말 이후 동구사회주의의 퇴조로 냉전의 분위기가 화해의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동북아 정세 또한 합종연횡과 같은 상호규의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 지난 시기 절대적 적대관계였던 북-미간은 경수로 문제의 타결 이후 수교 관계로까지 나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미국무부는 공식성명을 통해 한국의 국가보안법의 개폐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사회의 지배층은 여전히 존속의 논리를 펴고 있으며 중요한 정치적인 매시기마다 여러 가지 형태의 공안사건을 일으켜 반북 반공이데올로기를 조성하고 있다. 한국과 북한은 이미 지난 91년 12월 13일 고위당국자 회담에서 전격적으로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남북합의서을 체택, 발효시킨 바 있으며 이와같은 근본적인 변화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은 수구냉전의 상징으로써 여전히 정권안보를 위한 유용한 도구로써 기능하고 있다. 이전 야당시절 국가보안법 철폐를 강도높게 주장한 바 있던 김영삼 정권이 집권 이후 국가보안법 존속을 강하게 주장하는 것은 그만큼 국가보안법의 존재의미가 권력유지를 위한 차원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김영삼 정권이 진정한 의미로서 남북의 화해를 위하고 문민정부로서의 바른 자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국가보안법을 당장이라도 철폐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국가보안법 제7조(고무찬양)와 10조(불고지죄)조항은 어떤 이유에서든 필히 제거되어야 할 조항이다. 기간에 발생한 국가보안법 위반자들은 조직산건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이 7조항이 적용되었으며 10조항은 소위 국가보안법 상의 혐의가 있는 부분을 관계기관에 신고하지 않다라는 이유로 구속되는 경우이다. 부여침투 간첩 김동식 사건은 좋은 예이다. 우리 피해자들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인해 짧게는 멸개월부터 길게는 수십년동안 징역살이를 하여 왔다. 단지 올바른 민주사회의 실현을 위해 노력한 우리들에게 국가보안법이라는 올가미를 씌운 것은 탄압이라는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김영삼정권이 진정 문민정주로서 거듭날려면 대한민국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 정치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 예술의 자유를 가질 권리를 명실공히 보장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 국가보안상의 이유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있다는 과거 냉전시대의 논리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국밍 의식수준은 변해 있다. 이와같이 변화하고 있는 국민들의 의식은 도외시 한 채 오로지 권력유지를 위한 국가안보만을 주장할 시에는 반드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국가보안법을 즉각 폐지하고 감옥 안의 양심수를 무조건 석방하여야 한다.
아울러 국제사회에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노동법상의 제3자 개입금지, 복수노조, 노동조합법 제12조의 정치활동 금지, 공무원노조결성 금지 등에 대한 조항을 즉각 폐지하여야 한다. OECD가입을 위해 혈안인 정부가 노동자의 권리를 제한하고 탄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노동관계법의 모든 독조항을 그대로 둔 채 국제사회에서 대우를 받으려는 작태는 모든 국민들에 대한 모독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합법적인 형태의 정당한 파업 투쟁을 불법화하여 노동자를 구속하거나 수배하는 작태에 대해 우리는 켤코 죄시할 수만은 없다.
혼란스럽고 엄혹한 현시기에 반민주악법 관련자 피해자 선언을 가지는 우리들은 더 이상 우리와 같은 피해자들의 발생을 막고 국가보안법과 노동악법의 폐해성을 온 국민들에게 폭로하여 진정한 민주사회의 건설을 앞당기기 위한 마음에서이다.
이러한 우리의 입장을 조속히 관철시키기 위해 우리 모두는 전국의 양심적인 모든 세력들과 연대하여 단호히 투쟁해 나갈 것이다. 아무리 악법일지라고 육체적인 탄압은 가능할지 언정 결코 민주사회를 건설하겠다는 우리들의 진실과 정의를 꺽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는 국가보안법 및 제 민주악법이 철폐될 때까지 민주주의의 명예와 정의의 이름을 걸고 끝까지 투쟁할 것을 선언하는 바이다.
1995. 12. 1
국가보안법 및 반민주악법 관련 피해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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