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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와 성도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
- 최근 악화된 인권상황을 심히 우려하며-
정의와 평화의 왕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당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셨기에(창1:26-28), 우리 모두는 어느 누구에게도 짓밟힐 수 없는 존엄한 인권을 하나남께로부터 허락받았습니다.
그러나 6공화국은 문익환목사님의 방북사건 이후 공안정국을 조성하여 학생, 노동자, 농민, 교사, 교수, 종교인 등 각계각층의 수많은 사람들을 고문하고 교도소에 가두며 심지어는 죽이기까지 하는 극심한 인권탄압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 정권은 '하나님의 선교'이념을 광산노동자들과 함께 헌신적으로 실천하던 태백지역 인권선교위원회 원기준 간사(전도사)를 국가보안법으로 구속하여 이제는 선교의 자유마저도 박탈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각각의 지역에서 인권선교를 위해 노력해왔던 NCC인권위원회 전국 8개 도협의회 간사들은 고귀한 인간의 존엄성이 무참히 짓밟히고 성스러원 교권이 침해당하는 개탄스러운 역사적 현실에 직면하여 한국교회가 이 땅의 인권현실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예언자적 소명을 다해주기를 간절히 호소하는 '단식기도회'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의 방관자적 자세는 민족과 교회의 운명을 위태롭게 할 것입니다.
전국 8개 도협의회 간사들은 다음 몇가지의 기도제목을 가지고 간구하고 있사오니 교역자님과 성도여러분의 지지와 격려를 호소하는 바입니다.
1. 국가보안법은 철폐되어야 하며 모든 양심수는 즉각 석방되어야 합니다.
현행 국가보안법은 상위법인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성, 즉 양심의 자유, 신체의 자유, 학문예술의 자유 등을 유린하는 반인권적인 악법입니다. 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다양한 통일논의와 자주적인 남북교류를 가로막고 있어 '통일'이라는 한민족의 지상과제를 성취하는데 있어 커다란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문익환목사, 문규현신부 등이 국가보안법으로 옥고를 치루고 잇으며 6공화국 들어와 학생, 노동자, 민주인사 등 1,300여명이라는 엄청난ㄴ 시국사범이 양산되고 있지만 한국교회는 이러한 사태에 대해 방관자적이고 무책임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가보안법, 반공법 위반 등으로 7년이상 20∼40년이나 되는 엄청난 기간동안 옥고를 치루고 있는 장기수도 200여명에 달하고 있으나 이들에 대한 교회의 배려와 관심은 전무한 상태입니다.
한국교회는 반인권, 반통일, 반민주악법의 상징인 국가보안법 철폐운동에 앞장서서 악법으로 말미암아 옥고를 치루고 있는 모든 양심수들의 석방운동에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2. 고문수사, 폭려테러, 의문사의 진상은 규명되어야 하며 그 책임자는 처벌되어야 합니다.
공안정국 이후 현정권은 이철규씨, 이내창씨 등 청년학도를 의문 속에 살해하고도 그 진상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홍성담씨를 비롯한 민주인사들에게 공공연히 고문수사를 자행하는 등 인륜과 도덕을 거역하는 타락정치를 재현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 정권은 국민대학교 김정환군 생매장 및 마창노련, 한울타리를 비록한 제민주단체를 급습하여 대낮에 인명과 재산을 손상시키는 폭력테러 행위를 방조하고 있습니다.
고문수사, 폭력테러, 의문사의 주범들이 아직 색출되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당국이 인권보장을 통한 민주화 의지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 줍니다.
한국교회는 고문수사, 폭력테러, 의문사의 진상을 밝혀내는 일에 앞장서서 다시는 우리 역사 속에 이러한 비극이 재현되지 않도록 힘서야 할 것입니다.
3. 태백지역 인권선교위원회 원기준 간사는 즉각 석방되어야 하며 선교탄압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현정권은 '하나님의 의'를 사회 속에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교역자와 교인들을 국가보안법이라는 족쇄를 채워 선교탄압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광산지역 노동선교를 헌신적으로 실천하던 원기준 간사를 좌경용공세력으로 몰아 징역 5년 구형하였으며 주보내용을 문제삼아 수원 아리랑교회 서정문 전도사를 구속하였습니다.
이는 성스러운 교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도전행위입니다.
한국교회는 실추된 교권을 회복하여 선교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선한싸움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4. 5공비리는 청산되어야 하며 광주학살의 진상은 규명되어야 합니다.
현 정권은 5공화국 시절의 악명 높았던 비리주범들과 학살주범들을 여전히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처벌하고 다시는 이 역사에 광주학살과 같은 비극을 재현하지 않겠다는 결단이 이루어지지않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보다 더 엄청난 비극이 재현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는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5공비리, 광주학살의 주범들을 역사의 심판대에 올리는 일에 앞장 서 악의 세력은 반드시 멸망한다는 진리를 만천하에 선포하는 일에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1989년 11월 1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전국 8개 도협의회 간사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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