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로 가기로 한 8월 8일, 국보법 시러 양조장 직원들은 이제 다시는
실패하지 않기 위한 처절한 발악을 시도했습니다. 모두 도저히 평소 때라면
나올 수 없는 표정과 말투로 대단히 무게있게 "아침 8시에 모두가 집결을 하자"
라고 덜컥 약속을 해 버린 것이죠.
그러나 결국 우리는 9시가 넘어서야 다 모이기 시작하였습니다.......(여기서
뭔가 아무 실수가 없었어야 했습니다......;;;;;;;;;;)
가까스로 준비를 다 끝내고 jh 직원과 MS 직원이 차에 물품을 싣고 출발을
했습니다. 음음 순조롭다고 믿었습니다. 아 이제 몸만 가면 되겠군! 남은
양조장 직원들 행복한 마음에 편안하게 천천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런데 발걸음을 옮기고 나서 지하철 역이 다 되어 가니까 얼빵한 표정을 짓던
양조장 직원 하나 갑자기 삽질한 표정을 지으면서 멈춰서고 다시 방향을 틀어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뭐 빼먹고 왔어!!!"
가져왔습니다. 무언가를 가져왔는데, 뭔가가 또 빠져 있었습니다. 김민종같이
생겼다는 구박을 철철넘치게 받는 양조장 직원 하나 갑자기 비장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합니다.
"내가 다 챙겨서 따로 대학로로 갈게"
말 그대로 첫 시작부터 삽질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이런 저런 일 끝에 결국
택시를 타고 돈 만원을 날려가면서 대학로에 도착한 양조장 직원들 웬지
엄청나게 불안해 하면서 인권운동 사랑방 사무실에서 의자와 책상을 빌려가지고
옵니다.
천막 설치가 시작되었습니다. 천막 설치...... 요즘 천막은 접고 펴는 식이라서
쉽고 편하고 아주 좋은....... 그런데 갑자기 천막을 이루는 철골들이 우수수수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헉"
그렇습니다. 여기저기 부서진 천막의 뼈들이 보이는 것입니다. 이 엄청난
사태에, 양조장 직원들 망연 자실해 하면서 대책을 다시 강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어떻게 하지?"
"그래, 갈라진 조국도 붙인다는 청테이프로 해결하자"
"안 되면 어쩌지?"
청테이프로 천막 뼈들을 여기 저기 붙이던 중 직원들 다시금 혼이 빠진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럴수가...날씨가 얼마나 더운지 청테이프의
접착제가 모두 녹아서 직원들 손에 엉겨붙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ㅠ.ㅠ 아
끈적거려. 천막은 왜 이리 안쳐지는 것인가......ㅡㅡ^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결국 고난을 넘어 전기를 연결하고 천막을 다 치고
설치를 끝낸 양조장 직원들.
무지하게 커다란 "박정희 대가리" 를 쓰고 무지하게 열심히 떠들면서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서명을 받는데 생각보다는 반응들이 좋습니다. 알아서 와서
서명해주는 시민들 부터, 국가보안법이 뭐에요? 라고 물어보는 시민들까지도.
드디어 당초 계획했던 메인인 심리테스트의 첫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척
보기에도 잘생겨보이고 대단히 사회의 모범으로 보이시는 분이었습니다.
개시 기념으로 마이크를 통해 생중계를 때렸는데, 그 분의 불온지수는......
13점이었습니다. 아직 빨갱이까지는 아니지만, 국보법으로 잡혀갈 가능성이
충분한;;;;;;;;
그렇게 심리테스트가 시작하고, 또 몇 분 씩 찾아와서 앉아 있는 모습에 날씨
더워서 땀흘리는 양조장 직원들 마음 속에 작은 행복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
. 러 . 나!
오후 2시 30분 쯤. 또 다시 사건이 터졌습니다.
갑자기 천막으로 찾아온 동장 왈 "여기 책임자가 누구야!!! 당장 전기선
빼!!!"
양조장 대표, 갑자기 찾아와서 전기 빼라고 하니까 열받습니다.
"아니 아까 동사무소 직원에게 얘기하고 쓰는 건데요..."
동장 왈 "나 여기 동장인데 말이야!! 누구 맘대로 전기를 쓰래!! 너네 허가는
받아서 여기서 집회하는거야??"
양조장 대표 "아니 아저씨 언제 보셨다고 반말로 하시는 거에요!! 저희
경찰서에 집회신고 내고 하는 거에요..글구 아까 동사무소 직원이 쓰라고
했다니까요..."
동장 "아 그런거 난 모르니까 어쨌든 전기선이나 뽑아요..."
결국 이젠 마이크를 쓰기 위해 전기를 연결하기 위한 대장정이 다시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결코 오늘 하루 순탄하진 않나 봅니다......
지금부터 상황을 시간별 생중계.......
오후 2시 40분 혜화역 역무실안.
양조장 직원들 "저기요...저희가 4번출구 앞에서 집회를 하는데요...전기
잠깐만 쓸 수 있을까요~~?"
직원A "오래 쓰지 않을 거면 고 앞에 있는 거 콘센트 사용하세요."
양조장 직원들 "유후~~~^o^ 감사감사감사합니다~~~~~~~아저씨 복받으실
거에요~~"
직원들 "-_-;;"
오후 3시
베이스 캠프.
혜화역 직원이 왠일이지?? 서명해 주러 오셨나??
직원A "저기, 진짜 죄송한데...... 저희 역장님이 전기 쓰는 거 안된다고
하네요...정말 죄송해요.."
Anti "어쩔수 없죠...ㅠ.ㅠ..전기선 뽑을게요...ㅠ.ㅠ"
결국 잘 쓰고 있던 전기 못 쓰게 되어서 허탈한 양조장 직원들. 그러나 이대로
굴복할 수 없다면서 안 그래도 목소리 큰 직원들 조금씩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박정희 대가리를 쓰고 있던 도우너 닮은 직원 하나가 박정희
대가리를 벗고 헉헉댑니다.
"야 이거 무지하게 덥다"
결국 도우너 닮은 직원 양조장 대표에게 박정희 대가리를 넘겨줍니다. 양조장
대표 박정희 대가리를 쓰고 갑자기 무릎 꿇고 손을 듭니다. 퍼포먼스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 웃기 시작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그렇게 양조장 직원들의 대학로 한마당은 상당히 많은 시민들의
서명과, 심리테스트 결과를 남긴 채 끝이 났습니다....... ^^
그러나 큰 문제가 남았습니다. 심리 테스트 까진 좋았는데 공산당 선언을 줘야
할 퀴즈 대회가 제대로 안 된 것입니다. 공산당 선언 10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큰 걱정으로 남아버렸습니다. 이걸 어떡하면 좋단 말인가....... ㅡ.ㅡ;;;
공산당 선언을 공안검사들에게 선물로 줄까 하는 고민을 심각하게 진행중인데,
그거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언제든지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십시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