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스러움,,, 그 기준은 무엇인가?
아마도 시대의 악법인 국가보안법을 필두로 하는 이들의 진면목은 다음의
사건에서 절실히 보여질 것이다.
때는 2003년 7월31일...서울고등법원 404호
이른 아침부터 서울고법 정문 앞은 소란스러웠다.
항의시위하는 대오와 그것을 감시하느라 각 경찰서에서 모인 보안과/ 정보과
형사들...
언제나 있는 일이지만 이번 사건은 조금 달랐다.
소위 말하는 진보의련사건 항소심 공판이 열리기 때문이다.
진보의련 반국가단체 혐의에 항의하는 시민(?)들은 집회가 끝나고 한 손에
'국가보안법철폐' 그리고 '진보의련 반국가단체혐의철회'라는 끈이 묶인 붉은
색 장미를 들고 법원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기가막힌 코미디는 이제부터다.
변호인측은 두 의대교수의 변호를 함에 마한사회에서 공공의료의 부족함을 들고
진보의련이 결코 공안기관에서 이야기 하는 반국가단체가 아님을 역설했다.
대부분이 객관적인 수치였다.
특히 어이없는 사실은 남한의료기관 중 95%가 개인이 병원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특히 OECD국가 중에서 남한의 공공의료 점유율은 최하위다.
자! 보라!!
진보의련이란 단체는 이렇게 의료의 공공성이란 부분을 확대하기 위하여 모인
의사나 간호사 그룹인 것이다.
진보의련의 취지와 구성 그리고 활동상에 대해서 변호인측이 검사측을 계속해서
공격하고, 재판장의 분위기는 거의 웃음바다였다.
심지어 판사가 청중에게 정숙할 것을 지시할 정도였다.
계속 당하기만 하던 검사측...
한마디를 한다.
"피고인 @@@씨! 보건소가 몇개인데 우리나라 공공의료 부분이 부족하다는
말입니까?"
어이가 없었다. 청중들은 아주 크게 웃어버렸다.
피고인 @@@씨는 얘기했다.
"보건소는 병상을 갖고 있지도 않으며 보건기구이지 어떻게 의료기관이 될 수
있습니까?"
그후 한 동안 검사와 피고는 보건소가 의료기관인지 보건기관인지 따지는
설전을 벌인다.
결국 검사가 시인을 하고 물러서기는 했지만 황당함은 지금도 씁씁하게
남는다.
이것이 남한사회 공안기관의 현실이다.
이적성, 그리고 반국가성이란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보건소가 의료기관인지 보건기관인지 구분을 못하는 자들이 어찌 이적성과
반국가성을 논하겠는가?
물론 이 이야기는 비약이다.
하지만 이번 김종곤/김용찬 학우의 경우를 보면 그들의 기준이 과연 무엇인지
새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김종곤 학우의 경우에는 더욱 황당함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보통 이런 국가보안법 사건의 경우는 공안분소에서 비밀리에(?) 수사를 하게
되고 그들은 다시 피의자가 갖은 문건이나 글 또는 각종 압수물품들을
공안문제연구소란 곳에 의뢰를 맡긴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좌익이니 또는 이적성이니의 여부를 판단한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일단 공안문제연구소의 감정결과가 법적 증거능력이 있는지는 본좌의 소송법적
실력이 미천하기에 언급을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들이 내린 감정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실질심사 담당판사에게
확실한 증거에 준하는 법적효력을 갖는 것이다.
물론 영장실질심사가 도주 또는 증거인멸의 우려를 판단하는 경우라 하지만,
국가보안법의 경우 연행되는 자들 대부분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담강
수사관이 써대니 할 수가 없고,
그 근본적인 이유인 구속사유에 대해서 이미 국가가 강압적으로 사실관계를
무시한재 개인의 인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적어도 공안문제연구소란 곳이 객관적 정덩성을 부여 밭은 곳이라면 수긍이야
가지만...그들이 언제 공개된 곳에서 그드르이 자질과 능력을 검증받은 적이
있던가?
이번 김종곤 학우의 경우만 보더라도 너무도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이 도대체 생각이 있는 인간들인지 의문이 간다.
김종곤학우를 수사하고 구속수사를 요망하는 검찰보고서 맨 뒷장에는
김종곤학우가 지난 겨울 학생회실에 은밀히 남아서 새내기들을 학습시킬
목적으로 이적문건을 제작했다고 하고 또한 그 증거물까지 자랑스럽게 보고서에
실었다.
어처구니가 없다.
그 문서는 글자 하나, 문장부호 하나 변하지 않은 '자본주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었다.
본좌가 알기론 당시 김종곤군이 돈이 없어서 그것을 인터넷파일로 다운받아
정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린 여기에서 두 가지를 추축할 수 있다.
일단 공안당국이 김종곤학우가 퇴근을 한 뒤에 학생회실에 들어와 컴퓨터
화일을 빼갔다는 것과,
그들이 이야기하는 이적문건 '자본주의란 무엇인가'는 삐에르잘레가 쓰고
배규식씨가 번역한 기초적인 사회과학 도서이며, 이것은 정식으로 출판허가가
난 저서인 것이다.
공안기관의 학원사찰이야 엊그제 일이 아니기에 무시한다고 치더라도...
삐에르잘레의 '자본주의란 무엇인가'가 이적 표현물이라니?
시중에서 판매되는 서적을 이적표현물로 감정하는 공안문제연구소와 그것을
마치 사실인양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하고 법정을 모독하는 공안기관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집단인가?
우리는 인혁당 사건을 사법살인이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법살인은 게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은 교수형은 아니나 검증되지 못한 그들의 독단과 횡포로 개인의 권리는
깡그리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경찰은 경찰 수사권 독립을 요구한다.
그러나 난 반대한다.
특히 공안부분에서의 자성과 자신들이 누리는 권력에 대한 검증을 거치지
않고서는 결코 경찰수사권 독립은 이루어 질 수 없다.
기준을 명확히 하라!!
언제까지 국가폭력의 온상으로 지탄받을 것인가?
보건소가 정식 의료기관이라고 우기듯이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