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0일 한 판 붙자! - 항의를 위한 검찰청 방문!
7월 30일 3시, 강남에 있는 검찰청 앞에 웬지 젊어보이는(?) 사람들이 한 명씩 두 명씩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조금 꾀죄죄 하기도 하고, 물론 조금 들어보이는(?) 사람도 있었지만......
오늘은 검찰청에 항의방문하는 날입니다. 아무리 코메디를 위해서 노력하고 산다고는 하지만 이런 날까지 코메디를 연출할 수는 없기에 오늘의 컨셉은......
진.지. 입니다......
한 50여명이 모였을 때 검찰청 앞에서는 서서히 뭔가 수상쩍은 사람들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어울리지 않게 더운데 정장을 걸친(물론 재킷은 벗었지만;;;) 사람들이 무전기를 들고 주변을 배회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 중 특히 인상좋은 한 사람이 있더군요. 얼굴이 똥글똥글해서 코미디에 가장 어울릴 것 같은 그가 갑자기 아는 체를 합니다
"어이, 오랜만이네?"
무시합니다. 그러자 갑자기 그가 더 인상좋은 웃음 지으면서 또 말 겁니다.
"너 나 몰라?"
이쯤 되면 열받는다기 보다는 웃깁니다. 오늘은 좀 진지한 하루를 보내려고 했는데 하늘은 국보법이 코메디라는 걸 더 강조하고 싶으신 지 웃기는 일 하나쯤은 꼭 연출해주시는군요.
"아저씨 누구세요? ㅡ.ㅡ;;;"
"나야 나야 너 나 몰라?"
"저 아저씨 모른다니까요?"
"오늘 왜 혼자 왔어? 세트로 붙어다니던 애들 어디가고?"
"아저씨 누군데 아는체하세요? ㅡ.ㅡ;;;"
상황이 이렇습니다. 아무리 봐도 새중의 새 짭새로 보이는 아저씨가 아는체를 너무 열심히 하니 황당합니다. 그러자 주변에서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누군가는 노래도 부릅니다.
"새가 날아든다~ 짭새가 날아든다~ 새 새 새 새 짭새가 문제~~ (ㅡㅡ;;;)"
"어이쿠 좋다꾸나~ "
이 쯤 되니까 짭새로 보이는 아저씨가 발걸음을 돌리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그 인상좋은 얼굴이 좀 빨갛게 변했습니다. 날씨가 좀 많이 덥나봅니다.
항의 플래카드를 써 온 어느 단체
한 200명 좀 넘게 모이니까 갑자기 집회가 시작됩니다.
"우리 한 번 모여봅시다!"
그리고 갑자기 사람들이 일어서서 모여듭니다.
"반갑습니다. 건국대학교 법과대학 부회장 누구입니다"
라고 하는 사람이 앞에 나와서 뭐라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보니 어딘가에서 깃발을 들고 또 달려옵니다. [반신자유주의 선봉대] 라고 적힌 큰 깃발이 100명 정도 되는 사람들 앞에서 위풍당당 오고 있습니다.
"청년학생의 분노는~~~~~~!!!!" 이라면서 또 그 쪽 대장이 대단히 열받은 표정으로 앞에 나와서 발언을 하기 시작합니다. 음 이거 코메디에 아주 약간 익숙해져 버린 우리로서는 이런 진지한 게 갑자기 새로워 보입니다. 역시 하루의 컨셉에 맞게 가야 합니다.
오늘의 컨셉은 진지입니다......
춤추는 스무살들. 청춘은 아름다워!
그리고 갑자기 몇 명 앞에 나와서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굉장히 발랄해 보이는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는데 이제 스무살 쯤 되어 보입니다. 웬지 어설픈 몸짓들이 발랄함하기 그지없습니다 +_+;;;
그렇게 노니까 갑자기 여경들이 앞을 막아섭니다. 표정들이 웬지 "때릴 려면 때려봐!" 라는 식의 굳은 표정입니다. 이 사람들이 두 번째로 웃겨주려나 봅니다. "누가 때린대?"
아! 그런데 뒤 쪽에 방패들고 살벌한 아저씨들 수백명이 갑자기 무리를 지어서 나오기 시작합니다. 아아 이런! 여자분들의 기사라도 되나? 음...... (여성이 보호의 대상이란 말인가 ㅡ.ㅡ;;)
그러다가 마지막에 대표단들이 들어가서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나왔는데, 대표단들이 허망한 표정으로 한 마디 합니다. "검사가 휴가갔습니다"
항의서한을 열심히 읽는 학생
역시 오늘의 컨셉은 진지입니다...... ㅡ.ㅡ;;;;;
